스테이블 코인의 작동 방식: '안정성'은 어떻게 유지될까?
스테이블 코인이 "안정적인 암호화폐"라는 건 이제 알겠는데, 과연 어떤 마법으로 그 가치가 항상 1달러(혹은 다른 자산)에 고정될 수 있을까요? 여기에는 코인마다 조금씩 다른, 정교한 **'페깅(Pegging) 메커니즘'**이 숨어 있습니다. 페깅이란 특정 자산의 가치에 묶여 그 가치를 따라가도록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.
스테이블 코인의 작동 방식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, 각 방식은 가치를 유지하는 원리와 리스크가 다릅니다.
1.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(Fiat-backed Stablecoin)
가장 흔하고 직관적인 방식입니다. 우리가 은행에 돈을 예금하면 통장에 숫자가 찍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.
1) 작동 원리:
발행
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는 주체(주로 중앙화된 기업)가 **은행 계좌에 실제 법정화폐(예: 미국 달러)**를 예치합니다.
담보
이 예치된 법정화폐가 발행된 스테이블 코인의 담보물이 됩니다. 예를 들어, 100만 달러를 예치하면 100만 개의 스테이블 코인(예: USDC)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.
페깅 유지
시장에서 스테이블 코인의 가격이 1달러보다 높아지면(수요 증가), 발행사는 더 많은 코인을 발행하여 공급을 늘리고 가격을 1달러로 낮춥니다. 반대로 1달러보다 낮아지면(수요 감소), 발행사는 코인을 다시 매수하여 소각하고 공급을 줄여 가격을 1달러로 끌어올립니다.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은 언제든 스테이블 코인을 1달러로 교환할 수 있다는 신뢰가 중요합니다.
2) 핵심: '1코인 = 1달러 준비금'이라는 명확한 약속과 이를 지킬 수 있는 발행사의 신뢰성입니다.
3) 장점: 이해하기 쉽고, 실물 자산에 의해 직접 담보되기 때문에 안정성이 높다고 평가받습니다.
4) 단점:
중앙화: 발행사가 존재하기 때문에, 해당 발행사의 투명성과 규제 준수 여부가 중요합니다. 발행사가 주장하는 담보가 실제로 존재하는지, 충분한지 검증이 필요합니다.
단일 실패 지점: 발행사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, 스테이블 코인 전체의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.
테더(USDT), USD 코인(USDC), 바이낸스 USD(BUSD)
2. 암호화폐 담보 스테이블 코인 (Crypto-backed Stablecoin)
이 방식은 법정화폐 대신 다른 암호화폐를 담보로 사용하여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합니다. 블록체인 생태계 내에서만 작동하는, 보다 탈중앙화된 방식입니다.
1) 작동 원리
담보 예치
사용자가 특정 암호화폐(예: 이더리움)를 스마트 컨트랙트에 담보로 예치합니다.
과잉 담보
암호화폐의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, 스테이블 코인 가치보다 더 많은 가치의 암호화폐를 담보로 요구합니다. 예를 들어, 100달러 상당의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려면 150~200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을 담보로 맡겨야 합니다. (이것을 '과잉 담보'라고 합니다.)
발행
담보가 확인되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스테이블 코인(예: DAI)이 발행됩니다.
청산 메커니즘
만약 담보로 잡힌 암호화폐의 가격이 크게 하락하여 담보 비율이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면, 담보물이 자동으로 청산되어 스테이블 코인의 가치를 보호합니다.
수수료
발행 및 상환 시 소액의 수수료를 통해 가격 변동에 대한 유인을 제공합니다.
거버넌스
탈중앙화된 거버넌스(DAO)를 통해 필요시 담보 비율, 수수료 등을 조절하며 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합니다.
2) 핵심: 과잉 담보와 자동화된 청산 시스템을 통해 변동성을 흡수하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입니다.
3) 장점: 중앙화된 주체가 없어 탈중앙화되고 검열 저항성이 높습니다. 블록체인의 본질적인 가치에 더 가깝습니다.
3) 단점
담보물의 변동성 리스크
담보로 사용된 암호화폐의 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크게 폭락할 경우, 청산 메커니즘이 원활하지 않아 페깅이 깨질 위험이 존재합니다.
복잡성
법정화폐 담보 방식에 비해 이해하고 사용하기 다소 복잡할 수 있습니다.
다이(DAI)
3. 무담보(알고리즘) 스테이블 코인 (Algorithmic Stablecoin)
이 방식은 실제 담보물을 보유하지 않고, **알고리즘(컴퓨터 프로그램)**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의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치를 유지합니다. 마치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조절하여 물가를 관리하는 것과 유사합니다.
1) 작동 원리
연결 코인
일반적으로 스테이블 코인과 함께 작동하는 **다른 코인(거버넌스 토큰)**을 가지고 있습니다.
확장/수축:
→ 가격 상승 시 (1달러 초과
스테이블 코인의 수요가 늘어 가격이 1달러를 초과하면,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이 연결 코인을 스테이블 코인으로 교환하도록 유도하여 스테이블 코인의 공급량을 늘립니다. (예: 1달러 상당의 거버넌스 토큰으로 1스테이블 코인을 만들게 함) 공급이 늘면 가격은 다시 1달러로 내려옵니다.
→ 가격 하락 시 (1달러 미만)
스테이블 코인의 수요가 줄어 가격이 1달러 미만이 되면, 알고리즘은 사용자들이 스테이블 코인을 연결 코인으로 교환하도록 유도하여 스테이블 코인의 공급량을 줄입니다. (예: 1스테이블 코인을 소각하고 1달러 상당의 거버넌스 토큰을 받게 함) 공급이 줄면 가격은 다시 1달러로 올라갑니다.
인센티브
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에게 인센티브(이자 등)를 제공하여 참여를 유도합니다.
2) 핵심: 수요와 공급을 알고리즘으로 자동 조절하여 가격을 1달러에 맞추는 것입니다.
3) 장점: 이론적으로 완벽하게 탈중앙화될 수 있으며, 외부 담보가 필요 없어 확장성이 매우 좋습니다.
4) 단점:
극단적인 시장 상황에 취약: 시장의 신뢰를 잃거나 극단적인 패닉 셀 상황에서는 알고리즘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페깅이 심각하게 깨질 수 있습니다. (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붕괴된 테라USD(UST) 사태입니다.)
복잡한 경제 모델: 모델 자체가 복잡하고, 외부 시장 변수에 대한 예측이 어렵습니다.
과거 테라USD(UST) (현재는 붕괴됨), FRAX(FRAX) (하이브리드 형태로 담보와 알고리즘을 혼합)
안정성 유지의 핵심은 '신뢰'
스테이블 코인이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식은 위에서 설명한 세 가지 주요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합니다. 어떤 방식이든 결국 사용자들의 '신뢰'가 가장 중요합니다.
법정화폐 담보형: 발행사가 약속한 담보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신뢰.
암호화폐 담보형: 과잉 담보와 청산 시스템이 시장 변동성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신뢰.
알고리즘형: 알고리즘이 어떤 상황에서도 페깅을 유지할 수 있다는 모델에 대한 신뢰.
스테이블 코인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 문제를 해결하고, 디지털 자산이 실제 경제와 연결되는 중요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. 각 스테이블 코인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것은 투자나 사용에 있어 현명한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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